생각보다 임신 4주 차에 이동이 많았다.
( SRT 열차로 왕복 5시간, 차로 1~3시간)
날씨도 쌀쌀해서 발도 시리고 컨디션도 안 좋았다.
시댁 큰 집에서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하고 나니 허리가 너무 아팠다.
임신임을 밝힐 수도 없고, 설거지를 안하고 앉아있을 수도 없는 불편함을
다행시 설거지를 무사히 끝내며 넘겼다.
집으로 돌아와서 친정은 가지 않기로 협의하고
침대에 누워생활하는 눕눕을 시작했다.
지금부터 누워있으면 그동안 진동을 느꼈던 자궁이 편안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리고 다음 날, [임신 5주 차 0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생리 첫날과 비슷한 양의 혈액이 묻어있었다.
갈색이긴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갈색이 된 건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다만 양은 상당해서 너무 깜짝 놀랐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바로 병원에 가보라는 의견과
괜찮았다는 의견이 혼재되어 있었다.
그중에 그 시기에 병원을 가지 못해 후회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설날 연휴에 출근도 하지 않아 병원을 갈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다행히 근처 산부인과 병원 중 오픈한 병원이 있었다.
사람이 너무 붐비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병원은 한산했고
접수 바로 앞에 코로나 확진을 받은 환자가 있었서 살짝 겁을 먹었다.
그 환자가 돌아가고 나니 다른 대기 환자는 없었다.
설날 연휴 당직진료를 봐주신 원장선생님은
초음파를 보더니 자궁벽이 두꺼워져서 임신은 맞다고 하셨다.
(초음파 사진에 아기집 비슷한 형태가 많은데 지금 보니 피고임인 것 같다)
다만 아기집 비슷한 형태가 많아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해서
설 연휴가 끝나는 2일 후, 수요일로 예약을 잡아주셨다.
진료는 질경을 넣고 유산방지 주사를 맞았다.
주사는 조금 아팠다. 피가 잘 한맘춰서 오래 문질문질했다.
진료비는 약 10,200원이 나왔다.
(당시 의사 선생님이 너무 무성의하고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런데 2일이 지난 뒤 초음파 사진과 비교해 보니,
당시 초음파 사진은 자궁 외 임신 가능성도 보이는 듯한 아기집과 비슷한 형태가 너무 많았다.
왜 병원 방문을 임신테스트기로 역전된 이후에 가야 하는지 느꼈던 시간이었다.)
수요일에 큰 병원으로 초진을 예약했는데,
임신초기 증상을 앞에 다녀온 병원에서 추적 관찰하고자 예약 취소했다.
운명에 맡기자,,
5주 0일 차 아가집 추정되는 형상은 대략 0.9cm였다.
아가집이 맞다면 5주 2일 차에 더 커져있겠지..
집에 와서 눕눕 하다가 저녁쯤 기력이 회복되었다.
임신 초기가 이렇게 조심해야 하는 거였다니... 임신을 하고 알게 되는 지식들이다.
*저녁에 엄마와 통화하며 눈물이 났다.
친정을 가지 못해서, 임신임을 말하지 못해서,,
하지만 엄마는 눈치채신 것 같았다.
그래서 사실대로 임신한 거, 피가 난 거 모두 말씀드렸다.
무조건 초기 안정이 중요하다며 장거리 이동을 했다고 한 소리 들었다.
다음 날 설 연휴여서 하루 더 쉬고, 수요일에 출근을 했다.
유산방지 주사를 맞아서인지 그 이후에는 피는 나진 않았고
갈색혈만 조금씩 묻어 나왔다.
그런데.. 수요일 오후에 갑자기 빨간 피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회사에 생리대가 있었고 라이더를 가득 채울 정도로 빨간 피가 났다.
동료 옆에 서서 업무 얘기를 하고 있는데 피 냄새가 느껴질 정도였다..
안 좋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오후 5시쯤 병원을 가기로 되어있어서
조금 빨리 퇴근을 하고 병원을 향했다. 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다시 초음파를 보았다.
내가 보기에도 예전 초음파 사진보다 조금 깨끗해졌고
아기집도 조금 성장했고, 아주 작은 난황도 확인했다.
피고임은 없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어디서 흘러내린 피였는지 모르겠다.
피를 멈추게 하려면
최대한 누워있는 생활을 한다고 하셨다.
유산방지주사까지는 안 맞아도 되고
호르몬 약만 처방해 주셨다.
12시간 간격으로 하루 2번, 5일 동안 먹어야 되는 약이고
자궁 내벽을 두껍게 유지시켜 주면서 착상을 도와주는 약이라고 하셨다.
저녁 8시, 아침 8시 약 먹는 시간이 되었다.
저녁에 계속 누워만 있었다.
다음날 중요한 회의가 2개나 있었고
항상 그랬듯이 책임감으로 출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과의 대화, 엄마와의 통화를 하고 나서 내려
회사의 업무와 커리어 욕심에 대해 어느정도 내려놓을 시기가 되었다고 마음먹었다.
초기 몇 주만 참으면 되는데 나중에 후회하며 자책하는 내가 될 까봐
2일 휴가를 쓰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2개의 회의 중 한 개는 다른 동료가 맡아서 하고, 다른 한 개는 다음 주로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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